클라이언트 몰래 진행된 내 첫번째 브랜딩 작업

작업/브랜딩 및 기획 2014.06.26 댓글 김준 June Kim

목차

     

     전공을 하거나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림이나 건축에 민감하고 또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 아버지의 피가 흐르기 때문이리라. 그런 아버지가 어느 덧 환갑이 되셨다. 가족 간에 생일을 그다지 챙기지 않는 집안문화(?)로 여느 때 처럼 그저 안부 전화 등으로 지나갈 법도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게다가 예비며느리가 생기고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서로 생일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나 역시 여태껏 제대로 된 선물 한 번 드리지 못한 못난 아들로서 이번만큼은 기억나는 생신날로 만들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자 친구와 한참을 고민하던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건축을 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전체적인 브랜딩을 하는 것. 최근 제주도에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 일을 하시기로 마음 먹고 광고까지 내시고 내가 블로그 개설에 대해서 맡기로 했던 터라 타이밍도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바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우선 나는 책을 두 권 골랐다. 아버지가 본격적으로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실 수 있게 동기부여를 드리는 차원에서 다른 건축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전체 브랜드는 예전부터 생각했던 아이디어인'섬건축家'로 정했다. 노후를 위해 제주도로 이사하신지 벌써 7년, 본인은 물론 향후 제주도에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집을 주로 건축하실 예정이기 때문에 만들어 낸 이름이다. 나도 한동안 싸이월드의 블로그 닉네임을 섬피터팬이라고 하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블로그 개설을 완료했다. 별도로 관리하고 유입을 조금 더 많이 유도하기 위해 네이버에 둥지를 틀었다. 뭐 나중에는 홈페이지를 따로 개설할 생각이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아버지의 기존 명함(사실 명함이라고 하기엔 너무한...)을 보면서 새롭게 명함을 디자인 했다. 제주도 지도를 본떠 만들었고 마무리 디자인은 모두 디자이너인 여자친구가 맡아 제작을 완료했다. 게다가 여자친구는 예비 시아버님이라고 값이 꽤 나가는 명함 겸용 지갑을 따로 구입했다. 명함도 별도로 이렇게 제작하는 건데 보여지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아직 클라이언트(?)의 컨펌 없이 몰래 진행되는 것이니, 블로그와 명함을 비롯한 전체 브랜딩 디자인은 향후 조금씩 다듬어 가기로 했다. 

     

     

     

     최근 다녀온 이타미 준의 전시에서도 그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를 보면서도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아버지도 충분히 그런 건축가들 못지 않은 분이라고. 특히 아버지 특유의 정직과 성실은 내가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를 진정으로 존경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에, 그런 아버지 고유의 특성이 담긴 집이라면 무엇보다 행복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리라 감히 단언하기 때문이다. 태어나 정말 제대로 아버지께 드리는 첫 생신 선물, 조금 서툴지만 내가 브랜딩 디자인 일로써 처음으로 제대로 하는 작업이다. 이제부터 시작일 앞으로 더 멋진 아버지의 인생을 응원하며.  _準

     

     

    ps.

    제주도 건축, 땅이 궁금하시다면
    감히 제 아버지를 추천해 드립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