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네이밍 공모 과정

작업/브랜딩 및 기획 2014.06.28 댓글 김준 June Kim

목차

     

     

     듀아베 대표님이 6월 중순 경 알려주신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공모전의 네이밍 과정에 대해 얘기해 볼까한다. 접수 마감 2주 정도를 남기고 알게 되어 사실 시간이 빠듯했으나, 현재 JUNE academy 런칭을 위해 한창 작업 중인 관계로 사실 거의 마감 이틀만에 마무리 하게 된 작업이었다. 

     

     어떤 공모전이나 작업은 모두 최초의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는 것이 어렵다. 사실, 처음에 조금은 어설프지만 뭔가 감(感)이 오는 첫번째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면 그것이 세련되게 다듬어 지거나 혹은 그것으로 인해 꼬리를 물고 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사실 폐산업시설에 대한 좋은 취지는 알겠으나 시설물의 종류도 다양하고 사업의 핵심 내용과 공모전 심사 기준에 모두 알맞은 명칭은 쉬 떠오르지 않았다. 

     

     최초에 이것저것 검색을 하면서 취지가 담긴 공고문을 깊게 검토를 하면서 처음에 나열한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그린, 푸름, 새싹, 다시, 도돌이표, 두꺼비집, 업싸이클링(up-cycling)... 다시 재활용 한다는 의미를 계속 상기하다 보니 저절로 튀어나오게 된 단어들이다. 물론 처음 생각의 강물에서 손을 냅다 집어 넣어 걸리는 대로 끄집어 올린 날것들이기에 그만큼 흔하고 식상한 단어들이다. 자세히 공고문을 읽고 또 읽으며 문득 내가 놓친 한 가지의 단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문화다. 이 재생 사업의 핵심은 사실 어찌 보면 재생이 아니라 문화에 있었던 것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거기에서 생각은 멈추고 말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만 갔고, 결국 마감 전날 밤을 새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밤을 새야겠다 보단 좀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일어날까 처음엔 그랬었다. 그런데 마감의 압박은 쉬 잠을 들지 못하게 만들었고, 또 때 마침 마감날 새벽 한국과 벨기에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가 있기도 해서 그냥 밤새 시간을 보내기로 작정하고 에너지 음료 하나를 들이키고 커피를 끓여 내기에 이르렀다.

     

     TV가 없는 관계로 아이패드로 다음 팟 앱을 열고 아무 라이브 방송 하나를 틀었는데, 어떤 유저(user)가 개설한 방에서 틀어준 한국영화를 우연히 보며 작업을 이어 나가게 되었다. 아직 보지 못했던 감기라는 영화였다. 그다지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지만 조금 보다보니 점점 영화에 몰입하게 되고 말았다. (생각보다는 꽤 재밌게 스토리가 전개 되었다) 한참 영화를 보다가 이 영화의 핵심 소재인 신종플루의 백신, 그 백신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아, 하면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컬처 백신 (culture vaccine).' 그 단어를 떠올리고 난 이후 영화의 나머지를 보는 내내 나는 나름대로 흡족해 하고 있었다. 이름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혼자 조용히 다시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 뭔가 의미가 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신이라는 것은 사실 이미 걸린 병에 대한 항체가 생기게끔 만들어 주는 것이니 뭔가 재생이라거나 업싸이클링과는 거리가 좀 멀게 느껴진 것이다. 

     

     다시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뭔가 이 단어를 토대로 괜찮은 것이 나올 것 같은 느낌으로 사전의 단어들과 다른 사업 명칭등 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했다. '문화가 새롭게 생겨난다, 뭔가 일어난다, 만들어져 나온다.....' 그러고 있는데 다시 뇌리를 스치는 두 가지 단어. 바로 originate라는 영어 단어와 우리말 틔움. 나는 그 originate의 명사형인 origin을 택했다. 그래서 '컬처 오리진(culture origin)'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었다. 새롭게 재생되는 이곳이 문화의 기원이자 출발점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그 originate를 생각하다가 우리말은 뭐가 없을까 하며 금방 떠오른 단어가 바로 틔우다인데, 그것의 명사형 '틔움'을 사용해서 '컬처 틔움(culture-tium)'이라는 단어를 또 하나 만들어 내었다. 말 그대로 싹이나 움이 트듯이 문화가 새롭게 싹트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단어다. 

     

    * 메모 하던 과정

     

     비록 한국과 벨기에 전은 아쉬웠으나, 밤을 새며 고심한 보람은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다. 아이디어는 끝없는 고민 속에서 한 가지 우연을 만나서 이뤄지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후에 좋은 결과가 있는 것은 뭐랄까 그저 덤이라고 해야할까. _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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